[기획] “지금은 일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 사회적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탈성매매 여성 3인 인터뷰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3년, 그간 탈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많은 지원과 자활지원 등의 노력들이 계속되어 왔다.
지난 8월 노동부지원 사회적일자리 사업에 응모해 발마사지(발 반사 욕법) 기술을 익혀 자활사업에 참석하고 있는 부전현장상담센터의 탈성매매 여성 3명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자활에 대한 의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총 36시간 한달 간 월, 수, 금 발 마사지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은 교육 이후에도 전문 강사를 통해 1주일에 한번씩 보수 훈련을 받으며 꾸준히 자활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처음에 발마사지는 부전현장상담센터를 찾는 여성들의 건강을 위해 집단 프로그램을 실시했다가,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익힌 실력을 자기건강 및 노인 요양원, 장애인 시설 등에 봉사를 통해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치료위해 배운 발 마사지가 자활의 열쇠가 되었다
성매매여성으로 아들까지 둔 A씨는 아이를 낳고, 이 일(성매매)을 하기가 어려워 집창촌을 벗어나려 많은 애를 썼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 죽으려고도 생각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9월19일 성매매방지법 시핼 3주년 심포지엄 부대행사에 참가한 이들이 발맛사지를 선보이고 있다.
자살을 여러 번 시도한 그녀는 결국, 우울증 약까지 복용할 정도로 정신은 쇠약해졌고, 결국 상담소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 때문에라도 나오려고 했는데, 빨리 벗어났어야 했었다”며 “아이 때문에 망설였지만, 2005년 9월부터 상담을 받고 현재 까지 지원을 받고 있는데, 지금은 찾아가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그녀는 “생일이 돌아와도 미역국도 못 먹었는데, 상담센터에서는 생일도 챙겨주고 너무 좋았다”면서 “지금은 일을 시작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나니 우울증 약도 먹지 않는다”면서 눈물을 흘리는 그녀에게서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나이가 많아져 성매매를 할 수 없게 되자, 새벽부터 오후까지 업소에서 파 다듬는 일을 했었다는 B씨는 하루 8천원의 수입으로 끼니를 잇기 조차도 힘든 생활을 전전해야만 했다.
상담센터를 찾아 왔을 때 모든 사람들이 60세 이상의 할머니인줄 알았다는 그녀는 이제 50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 “너무 너무 힘들었지요. 파한단 까고, 담배 한대 피고, 파한단 까고 술 한 잔 마시고 그렇게 살았어요.”
젊은 시절 자신도 이일(성매매)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으로 믿었지만, 결국 남은 것은 성매매로 인한 갖가지 질병뿐이라고.
어렸을 때 나도 성매매가 돈이 될 줄 알았지만…남은 건 병 뿐
마지막 참가자인 C씨는 나이보다도 훨씬 젊은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2005년 9월, 부전현장상담센터에서 자활사업을 시작할 때 현장 활동가들에게 독설과 비아냥거림으로 일관했었다는 그녀.
“처음 센터에서 왔을 때는 참 싫어했다. 예전에 왜 이일을 했는지 후회도 들고 그런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은 C씨는 “처음에는 돈을 벌려고 애를 썼는데, 마음대로 안되고, 지원도 기대를 하지 않아서 반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선불금을 포함한 여러 가지 빚으로 신용불량까지 몰렸던 그녀는 상담센터를 통해 신용회복 지원도 받았고, 말소된 주민등록도 되찾을 수 있었다.
“내가 원래 낙천적이라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 8월에 기차를 처음 타봤는데, 오늘 또 서울에 온다고 하니 소풍을 가는 것처럼 기분이 들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고 말하는 C씨.
탈성애매 여성들이 발반사 요법 수강을 통해 자활의지를 다지는 있다.
이들 모두가 처음에는 젊은 나이에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B씨는 “아마도 젊은 친구들은 그래서(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처음에는 상담소를 찾지 않을 것”이라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며 자신들의 삶을 새롭게 찾기를 당부했다.
이들의 자활을 돕고 있는 부전현장상담센터 김향숙 소장은 "올해 8월, 사회적 일자리에 공모해서 사업에 선정되었다. 현재 일자리를 얻은 분은 4분으로 이들의 얼굴이 너무 밝아진 것 같아 마음이 가볍다"고 전했다.
그는 "상담센터에서 자활사업을 할 때는 그곳에 일하는 여성들에게 믿음을 얻어야 했기 때문에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다"며 "이후 상담센터로 여성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같은 업소에서 말도 잘 나누지 못했던 사이도 서로가 마음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찾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장상담소에서 불편하게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제대로 갖추어진 공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김 소장은 "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하며, 이 사업이 생김으로써 다른 분들이 자활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며 꾸준히 자활사업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정책홍보팀 백현석(bc703@mogef.go.kr)
게시일: 2007-09-20 09:3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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